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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작성일 : 16-03-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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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사회책임)'자발성'과 '시장성숙'의 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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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사무처
조회 조회 : 3,341  

(사회책임)'자발성'과 '시장성숙'의 우상


양과 늑대를 키우는 주인이 있었다. 어느 날 늑대는 주인에게 청했다. "이 좁은 우리에 혼자 있자니 심심해 죽을 지경입니다. 저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과 어울려 놀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주인이 말했다. "너의 심정은 이해하나 네가 저 양떼를 잡아먹지 말라는 보장을 어떻게 하느냐." 늑대는 우리에 갇혀 있는 동안 자신의 본성이 양처럼 순해졌다고 주인을 설득했다. 오히려 양을 다른 짐승들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주인은 늑대를 가둔 울타리를 거두었다. 늑대는 양들의 곁으로 다가가 유유자적 놀았다. 양들은 불안했지만 주인의 눈이 늑대를 늘 감시하고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하지만 주인의 눈은 온종일 늑대에 붙어 있을 수는 없었다. 한울타리에서 양들과 지내던 늑대는 밤이 이슥해지자 양들을 하나 둘 잡아먹기 시작했다. 주인은 후회했다.
 
해림 한정선 작가의 우화를 각색해 본 이 우화에서 주인은 왜 울타리를 허물어 버리는 결정을 내렸을까. 늑대의 자유만을 생각했을 뿐 양들의 불안과 생존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늑대의 자발성을 주인이 과대평가했다고도 할 수도 있다. 좀 더 비판적인 사람은 주인이 본질적으로 늑대의 편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양과 늑대는 한 우리에 키우는 법이 아니다. 이 울타리는 수 많은 양떼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며 법과 제도에 다름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사회책임투자(SRI)에서도 이 울타리는 필요하다. 그런데 4.13 총선을 앞두고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에서 이 울타리를 치는 문제에 대해 4당에 정책 질문서를 보내고 받은 답변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서 필자는 집권 여당이 양과 늑대를 한 우리에 키우는 주인의 우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또 야당의 맏형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울타리를 만들자는 담론에는 동의하고는 있지만 어떤 답변에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지 갸우뚱하게 만든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는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13개 비영리기관의 순수협의체로, 이 결과를 지난 3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책임의 법제화, 4당에게 길을 묻다'는 주제로 열린 '사회적 책임(CSR·SRI) 10+1 정책토론회'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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