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장관이었던 야마니(Sheik Ahmed Zaki Yamani)씨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부족해서가 아니듯이 석유 시대의 종말도 석유의 부족으로 오진 않을 것이다.”

18세기 산업혁명 이래 인류는 거대한 부의 창출과 문명의 진보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산업 발달을 지탱해준 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축적으로 지구는 점차 더워져 지구 자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후변화의 결과는 이제까지의 석유시대를 새로운 에너지에 의존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화두는 앞으로 올 미래세대에게 지구의 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물질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 바로 ‘지속가능성’에 있습니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정보화와 세계화의 물결로 인해 경쟁력이 취약한 비정규직, 중소 자영인 등은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입장에 놓이게 되어 결국 사회통합이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이나, 이를 시정해줄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회는 경제•사회•교육•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의 상대적 격차 해소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외환위기와 IMF관리체제 이후 우리 현실은 우려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희망은 항상 절망의 끝자락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생태위기와 다원화된 욕구의 표출과 사회갈등으로 인한 이 사회의 아픔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책임투자(SRI: Sustainable &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 환경, 윤리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투자를 가리킵니다.
이미 구미 선진 각국에서 보편적인 투자방식으로 자리잡은 이 새로운 대안적 투자는 세계적으로 4,000조원 이상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였습니다. 지구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활성화 시키는 일은 자연과 문명을 바르게 보존하고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며, 사회와 기업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고, 인간의 삶의 질을 새롭게 창조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사회책임투자’가 갖는 돈의 긍정적 가치와 성과, 그리고 그 힘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자본’에게 따뜻한 ‘영혼’을 불어넣는 것과 같습니다. 이른바 ‘깨어있는 돈’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투자한 자본이 우리 모두의 유일한 별인 이 지구와 우리들의 아름다운 공동체를 지키면서, 동시에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도 보장한다는 믿음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사회책임투자’는 세계경제질서의 도래라는 밖으로부터 주어진 위기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며,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기업에 대한 투자활동을 통하여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런 투자는 자본과 노동의 해묵은 대립관계를 지양하고 상생의 접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회책임투자’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신념과 판단아래 이를 보급, 확산하기 위해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Korea Sustainability Investing Forum)을 결성할 것을 대내외적으로 밝히고자 합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책임투자’ 캠페인의 구심점이자 희망의 발전소로 KoSIF를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