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도자료] 세계 물의 날, 국내 기업 '물 리스크' 재무 영향 22조 원 2025-03-20 17:35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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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 국내 기업 '물 리스크' 재무 영향 22조 원

 

국내 응답 기업 65%, “물 리스크가 사업 전략∙재무 계획에 중대한 영향”

기후변화 시대, 기업의 물 정보 공개 의무화 및 정부 대응 필요성 증대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로, UN이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촉진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기후위기의 심화로 인해 물 부족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재해가 잦아지면서 기업과 정부의 '물 관리' 전략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물경제위원회(GCEW)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물 수요가 공급을 40% 초과하고, 2050년에는 전세계 GDP가 8% 감소할 것으로 경고했다. 물 리스크(Water Risk)는 물 부족, 수질 오염, 홍수와 가뭄 등 물 관련 문제로 인해 기업의 운영과 재무 안정성이 위협받는 가능성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라 물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기상청 SSP5-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에는 평균 기온 상승과 함께, 강수량이 최대 1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가뭄과 폭우가 극단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물 리스크 대응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활동으로 인해 야기된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는 산업활동 (2023 CDP 보고서)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리스크 규모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 공개한 2024 CDP 응답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CDP Capital Market의 직접 요청을 받아 응답하고, 물 정보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기업은 총 103개로 집계됐다. 그중 65%는 “물 리스크가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거나 향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물 리스크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입을 잠재적 단기 재무 영향은 총 21조 9,592억 원으로 분석되었다.

 

재무적 물 리스크 영향이 가장 큰 산업군은 유틸리티 부문으로, 이는 전력 생산 차질과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물 리스크 재무영향 평가는 물리적 리스크와 정책 리스크를 모두 고려하는데 유틸리티 산업의 경우, 발전소 냉각수와 상수도 처리, 공업용수 공급 등 물 의존도가 높아, 물이 부족할 경우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이로 인해 운영비용 급증, 수리·교체에 따른 자본지출 증가, 벌금 및 과태료, 정화비용 부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전력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원자재∙선택소비재∙IT 산업 역시 물 부족 및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T 산업은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 냉각에 막대한 물을 소비하며,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물 소비량이 더욱 증가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산업군들은 물 부족 사태 발생 시 생산 원가 상승과 공정 차질 등 직접적인 재무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 대응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물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이 물 스트레스 지역에서 취수하는 비율도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은 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물 이용에 제약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별 물 스트레스 노출도는 통신 87.5%, 산업재 70.3%, IT 69.8%, 에너지/유틸리티가 53.7%에 달한다. 국제 기준에 따르면 물 스트레스 비율이 40%를 초과할 경우 ‘높음’으로 분류되며, 국내 주요 산업군 대부분이 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왼쪽) 물 스트레스 노출도(%) : 물스트레스 지역에서 취수하는 물의 양/총 취수량
(오른쪽) WRI(World Resources Institute)의 Aqueduct Water Risk Atlas 플랫폼 지도(국내 6월 기준)

 

통상적으로 6월은 국내에서 물 스트레스 가장 심각해지는 시기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가뭄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저수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물 공급량도 줄어든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의 시기와 빈도가 불규칙해지면서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어, 물 관리 대응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농번기로 농업용수 사용이 집중되며, 여름철을 앞두고 산업용수와 생활용수 수요도 증가하는 시기다. WRI(Aqueduct Water Risk Atlas)의 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국내 주요 산업단지가 위치한 수도권, 부산, 광주, 포항 등 주요 지역이 '높음(High, 40~80%)' 또는 '극심한 위험(Extremely High, >80%)' 수준의 물 스트레스 지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대응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물 리스크에 노출된 직접 운영 시설 수는 직전년도 대비 32% 증가(182개→241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물 리스크 대응 비용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4년 물 리스크 대응 비용은 2조 8,666억 원으로 2023년 (3조 2,305억 원) 대비 11%가 줄어들었다. 이는 기업들이 물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대응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련해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남나현 선임연구원은 "물 리스크가 기업 운영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대응 비용뿐 아니라 장기적인 물 관리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물 정보 공개 요구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CDP의 'Navigating Troubled Waters' 보고서(2024)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물 관련 데이터를 요구한 기업 수는 1,029개로 직전년도 대비 122% 증가했다. 이는 기업의 물 리스크 관리 수준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기업 신뢰도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은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는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정화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개념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시 이를 적용해 물 사용량을 절감하고 지속가능한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관련해 남나현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물 사용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리스크에 걸맞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적인 물 관리 전략과 글로벌 표준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투자 및 인프라 개선, 물 사용량 공개 강화, 공급망 차원의 물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CDP는 기업의 환경 데이터를 수집·공개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기후변화, 산림, 물, 플라스틱 등 다양한 분야의 ESG 관련 정보를 관리한다. CDP의 국내 데이터를 포함한 공식 보고서는 오는 4월 공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물 리스크 관리 수준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자원 사용·생물다양성 보호 등 다양한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이 분석될 전망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CDP 한국위원회를 맡고 있다.

 

 

문의

ESG경영 | 남나현 선임연구원 nhn5505@kosif.org 

     언론 | 김다정 책임연구원 kimdj@kosi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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