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후기] 글로벌 안티ESG 흐름과 국내 기업의 대응 방향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은 2월 27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안티 ESG 흐름과 국내 기업의 대응 방향〉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안티ESG 흐름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안티ESG 흐름과 화석연료 부문의 역할을 비롯해, 미국 및 글로벌 ESG 흐름,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과 정책 방향성이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현장에는 70여 명의 기업 및 금융기관 ESG 담당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I ESG, 단순 유행이 아닌 필수 요소… “내실 다질 시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는 세미나 개회사를 통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ESG 흐름을 주목하고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제하며, "ESG는 단순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단기적인 논의에 흔들리기보다, 성장 전략의 일부로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ESG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단기적인 정책 변화나 외부의 흐름에만 의존하기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ESG는 이미 제도적으로 정착된 흐름이며, 기업이 ESG를 적극적으로 내재화하고 활용할 때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ESG 전략을 보다 주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 안티ESG 흐름과 화석연료 부문의 역할 - 인플루언스맵 이세진 한국팀 매니저

첫 발제를 맡은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의 이세진 연구원은 안티ESG 흐름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화석연료 산업과 일부 정치 세력이 전략적으로 조성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인플루언스맵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2021년 석탄 로비스트들이 웨스트버지니아 의원에게 전달한 내용을 바탕으로 법안이 제출되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안티ESG 흐름을 촉진한 주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화석연료 산업은 정부 정책 지연과 자발적 목표 달성을 통해 ESG 정책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ESG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담론 또한 특정 산업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후 리스크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으며, ESG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 매력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I 미국의 ESG 및 안티ESG 흐름에 대한 소개 - 모리슨 포스터(Morrison Foerster) Craig D. Martin ESG 및 지속가능성 실무 그룹 공동대표
글로벌 로펌 모리슨 포스터(Morrison Foerster)의 크랙 디 마틴 공동대표는 ESG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정책 차이를 설명하며, “2024년 미국에서는 ESG 및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가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으며,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마틴 대표는 "반면 유럽은 ESG 관련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글로벌 ESG 기준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업들이 각국의 규제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ESG 관련 소송과 법적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소비자 집단소송 및 증권 소송과 관련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기업들은 ESG를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 유치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 안티ESG 기조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대응 방안 - AIGCC 조대현 한국 프로그램 매니저

투자자의 관점에서 ESG 흐름도 제시되었습니다. 아시아기후변화투자자그룹(AIGCC)의 조대현 박사는 “ESG 투자가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소유자가 직접 투자 전략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ESG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MSCI 신흥시장 지수(EM Index Weight)에서 한국의 비중이 16.1%에서 9.1%로 감소한 반면, 중국, 인도,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흐름이 이미 진행되고 있어, 기업들이 ESG 전략을 보다 명확히 하고 투자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I 2025 ESG 아젠다 변화와 기업의 과제 -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조영준 원장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조영준 원장은 ESG 공시 및 규제가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ESG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원장은 “ESG를 단순한 리스크 대응이 아닌 성장 전략의 일부로 활용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ESG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안티ESG 흐름으로 인해 기업들이 규제 대응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ESG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기업들은 장기적인 변화에 대비해 ESG 경영을 점진적으로 내재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I 국내 ESG흐름과 정책 방향성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태한 수석연구원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국내 ESG 정책 흐름을 점검하며, 기업이 실질적인 ESG 대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ESG 공시 의무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정비 등의 국내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은 국내외 ESG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ESG를 단순한 규제로 바라보기보다,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I ESG 내재화를 위한 논의, 앞으로의 방향은?

국내 기업들의 ESG 공시와 CDP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미국 연방 차원의 ESG 공시 의무화는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기업의 정보공개 요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기후 리스크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CDP를 통한 정보공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SEC(증권거래위원회)와 유럽의 공시 규제가 조정된다고 해도, 한국의 공시 일정이 이미 충분히 뒤처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예상보다 공시 의무화가 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업의 실질적인 ESG 대응 전략과 관련해서는, 규제 대응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와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조영준 원장은 "기업들이 ESG를 단순한 규제로만 바라보지 말고,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ESG 관련 규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부담을 줄이면서도 ESG 전략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실무자들의 역할도 강조되었습니다. ESG 공시 및 데이터 관리와 관련해, 많은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등의 데이터를 수동으로 정리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조 원장은 "현재 많은 기업들이 공시와 관련된 데이터를 엑셀 등으로 수작업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실무자들의 부담이 크다"며, "향후 ESG 공시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시 준비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ESG를 보다 효과적으로 내재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ESG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기업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일관된 기준과 명확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되었습니다.
문의: 김다정 책임연구원(kimdj@kosi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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