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언론 기고] 인공지능(AI)의 불편한 진실...윤리성-에너지 과소비 "심각"(SDG뉴스)2024-09-03 15:07
작성자 Level 10

 

인공지능(AI)의 불편한 진실...윤리성-에너지 과소비 "심각"

"온실가스 배출-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 주목해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 기고

 

[특별기고] 요즘 ChatGPT 같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나도 가끔 번역이나 정중한 영문 편지를 쓸 때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내 입장에서 참 편리하고 유용하다. 이러한 기술 발달에 지극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여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높인다. 또한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숨겨진 인사이트나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환자의 진단이나 투자 결정에도 이런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원격 탐사 로봇이나 드론처럼 인간이 수행하기 힘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는 장점도 있다. 심지어는 개인의 행동패턴과 특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참 여러가지로 고마운 기술이다.

 

그런데 꼭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우선 학습하는 데이터에 따라 형성된 편향성을 피할 수 없다. 몇 년 전 아마존(Amazon)은 채용 과정에서 AI가 이력서를 분석하고,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채용 프로세스를 채택했는데, 그 결과 과거 채용 데이터에서 남성 지원자가 여성 지원자보다 더 많이 채용된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여성 차별이나 지원자의 진실성 평가 오류로 유능한 지원자 탈락 같은 부작용이 발견돼 결국 이를 폐기한 사례가 이런 편향성을 입증하고 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바로 윤리성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보행자를 피하려다 차량에 타고 있는 승객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보행자 보호 아니면 차량 내 승객의 안전 중 무엇을 우선할까? 그 결정을 AI가 내릴 경우 어떻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Deepfake를 사용해 가짜 음란물 영상, 가짜 뉴스, 혹은 허위 정보를 만들어 유포하는 경우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더 치명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정의기반 선별시스템(COMPAS)이 있다. 이는 미국 사법당국이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알고리즘으로, 범죄자의 재범 가능성을 점수화해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됐는데, 흑인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즉, 흑인 범죄자들에게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점수를 더 자주 부여했으나 실제로 이들은 재범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고, 오히려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백인 범죄자들의 재범율이 더 높았다고 한다. AI를 이용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미국 법무부가 저지른 셈이다.

 

이 밖에도 일자리 감소, 프라이버시 문제, 인간의 문제 해결능력 약화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필자가 특히 지적하고 싶은 점은 바로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AI는 에너지 효율 향상,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에너지 절약, 기후 예측, 기상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자연 재해 대응, 탄소 포집 기술 등 기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 가려져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기계 학습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크다는 점이다,

 

딥러닝 모델의 훈련에는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가 요구되며,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AI 모델을 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 센터 또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그런데 이 전력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도 같이 늘어나는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30%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이런 배출 증가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데 사용한 시멘트, 철강, 반도체, 마이크로칩 등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이들 테크 기업의 넷제로 목표가 비결합형 재생에너지 인증서 (unbundled 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RECs)의 구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AI가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합당할 것이다.

 

실제로 비결합형 REC를 제외하면, 아마존의 2022년 배출량은 보고된 배출량보다 850만 t 더 많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고된 28만8000 t보다 330만 t 더 많으며, Meta의 배출량도 보고된 배출량보다 74만 t 더 많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 최근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가 REC 같은 탄소크레딧을 구매한 배출량 감축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타당하게 보인다.

그렇다고 인류가 인공지능이라는 편리함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AI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재생에너지 전력을 100% 사용하는 녹색 AI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업계와 정부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본 칼럼은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가 SDG뉴스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칼럼 전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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