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외 기업이 주목할 만한 10개의 ESG 이슈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불고 있다.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ESG 경영은 생태계를 보존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의미에서 대단히 바람직하지만, 많은 불확실성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ESG가 아직 진화하는 단계이고, 따라서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과 합의가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고, 세계경제의 변화에 따라 ESG 이슈의 우선순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ESG 금융을 한국 최초로 표방한 비영리기구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을 설립하고 운영해온 필자의 시각에서 최근 세계경제의 동향을 살펴보고 2023년 국내외 기업이 마주할 주요한 10가지 ESG 이슈를 제시한다.
먼저 세계경제의 틀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1990년대 소비에트의 해체 이후 급격히 확대된 자유무역과 글로벌 시장 확대의 추세가 작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의 경제전쟁을 거치면서 경제의 블록화와 이념화 경향을 보이면서 세계경제의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와 식량의 무기화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상승, 생활비 상승과 이자 부담의 증가, 서민 생활의 위협과 빈부 격차의 심화, 무역장벽 강화와 지역적 긴장 고조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구심력도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종 다양성 등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과 2022년 몬트리올종다양성협약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국제적 노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 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TCFD), 금년 가시화될 G7국가의 기후전환계획과 gold standard, 금년 9월 시행될 자연관련재무정보공시(TNFD), 녹색경제활동분류체계(green taxonomy) 도입 등은 기업이 시급히 대응해야 할 현안이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각국의 규제당국도 기후관련 정보공시제도 정비, 금융기관의 기후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녹색경제활동 분류체계(green taxonomy) 마련, 그린워싱(greenwashing) 방지, 녹색투자은행의 설립,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등 여러 가지 규제와 장려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동향을 반영하여 기업이 2023년 주목할 만한 10개 ESG 이슈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 탄소중립
순탄소 배출을 제로(zero)로 하는 탄소중립은 ESG 경영의 핵심으로 등장. 과학기반 감축목표설정(SBTi), RE100, EV100 등 국제 이니셔티브 등장.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gold standard 도입. Scope3 배출에 대한 감축 목표 설정 요구 강화와 금융기관의 PCAF 가입 추세.
2. 기후변화 적응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서식지 파괴, 수자원 부족,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물리적 위험에 대비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사회 주민의 적응을 지원.
3. 생물종다양성
삼림과 서식지 보호를 둘러싼 새로운 규제와 TNFD를 포함한 종다양성정보공개 요구.
4. 그린워싱(greenwashing) 규제
EU와 미국 등 각국이 특히 금융권의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강화. 이에 따른 당국의 처벌과 소비자 등의 소송 예상,
5. 노동자 관계
에너지와 식품 가격과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증가, 4차산업혁명과 저탄소 전환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 이로 인한 노사분쟁의 격화 등이 예상.
6. 인적자본 관리
팬데믹 이후 직장 복귀로 인한 노사 마찰, 직장 내 인권 존중 정책, 노동자 구성의 다양성, 형평성, 내포성(DEI) 정보공개 요구 강화.
7. 데이터정보보호 규제
사이버보안 위반, 비윤리적 AI 사용,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투명성에 대한 관심 증가. 미국과 EU에서 데이터정보보호 규제 강화.
8. 공급망 ESG 관리
공급망 탄소 감축, 현대판 노예노동, 윤리적 노동 규정 강화 등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인권보호에 대한 관심 증가.
9. 정치적 이슈
지역 분쟁 발생과 긴장 고조로 발생하는 기업 리스크 대비 요구.
10. 지배구조 개선
위의 여러 ESG 이슈를 제대로 해결하고 세계경제의 변화와 정치적 위험을 슬기롭게 극복할 유능하고 책임 있는 경영진 구성. 이를 감독하고 통제할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성(gender), 세대, 계층, 인종 등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윤리성과 투명성 확보 요구 강화.
개별 기업이 마주치는 ESG 이슈는 각기 특수하기 때문에 여기에 제시된 모든 내용을 반드시 중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만 주의한다면 일차적인 참고사항은 될 것이다. 토끼해 설을 쇠면서 모두 성공적인 ESG 경영을 진심으로 고대하는 사람의 소소한 덕담 정도로 받아 주시면 고맙겠다.
2023년 1월 25일
양춘승/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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