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언론 기고] 기후위기 즉각 대응해야; 지난 여름의 기억(SDG뉴스)2024-10-22 11:52
작성자 Level 10

 

기후위기 즉각 대응해야; 지난 여름의 기억(SDG뉴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 기고

 

지난 9월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금년 6월-8월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기온은 25.6℃로 평년 대비 1.9℃ 높았고, 특히 8월의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2.8℃ 높았다. 

전국 폭염 일수도 24일로 평년의 10.6일보다 2.3배 많았고, 특히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39일로 역대 1위를 차지하였다. 해수면 온도도 지난 10년 평균 (22.8℃) 대비 1.1℃ 높은 23.9℃로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고, 8월의 해수면 온도는 28.3℃로 지난 10년 평균보다 2.1℃나 높았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의 Samantha Burgess 부국장은 “2024년 지난 3개월 동안 지구는 가장 더운 6월과 8월, 기록상 가장 더운 하루, 그리고 북반구에서 가장 더운 여름을 경험했고, 이번 여름에 목격된 극한적인 폭염은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더 강해지고, 인류와 지구에 더욱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문제를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하는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Climate Central도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년 6월-8월이 기후 관측 역사상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여름이었고, 4명 중 1명이 여름 내내 폭염을 경험해야 했고, 발생 빈도도 평년 대비 세 배 이상 높았다. 
2024년 8월 13일은 전 세계 인구의 50%인 41억명이 이례적인 폭염에 노출된 날이었고, 이런 폭염을 30일 이상 경험한 인구가 20억명에 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지난 여름 내내 우리가 경험했던 폭염이 단순한 고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신체가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폭염 관련 건강 위험으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같은 온열 질환, 피부 체온을 줄이기 위한 필요한 추가적 혈액 때문에 심장 부하의 증가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고온으로 인한 오존 농도 증가와 공기질 악화로 인한 호흡기 질환, 탈수로 인한 신장 질환, 수면 부족, 스트레스와 불쾌지수 증가 등으로 인한 우울증, 충동적 폭력 같은 정신 질환, 말라리아 같은 열대성 질병의 확산, 작물 성장 이상으로 인한 식량 안보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우리 인간의 생물학적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는 곧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기후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미 그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어,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여유가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의 저명한 환경운동가 Bill McKibben의 말처럼 “
기후와 전쟁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속도이다. (Pace is truly what matters in the climate fight).” 그리고 그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일차적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 정부는 정책 수립, 법적 규제, 인프라 개발, 대중 인식 제고 등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후 문제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가장 시급한 국가의 과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정부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다른 건 차치하고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서 밝힌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만 보자. 이전 정부의 목표, 즉 2030년까지 BAU(8억5100만톤)의 37% 즉 3억1480만톤 감축해 총배출량을 5억3620만톤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는 2018년 총배출량 7억2760만톤의 40% 즉 2억 9100만톤 감축해 5억6000만톤으로 줄이는 것이다.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 온도를 1.5℃로 안정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 4억톤에 한참 미달이고, 이전 정부의 감축 목표보다도 더 후퇴한 것이다. 

국제적으로 우리가 “기후 악당”이라는 비난을 듣는 이유이다. 더구나 2050년 탄소 중립을 표방하면서 2030년 이후의 감축 목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아니더라도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시급히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감축 경로를 밝히고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국은 지난 9월 30일 마지막 남은 2천 MW 석탄화력 발전소를 폐쇄했다. 

1882년 영국에 최초의 석탄발전이 시작된 지 142년만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이 영국에서는 종말을 고한 역사적인 날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2013년 MB 정부가 인가한 7기의 석탄발전소가 모두 금년 내로 준공되어 가동되는 현실이다. 추가적으로 연간 5000톤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관성 없는 정책을 자행되는 나라에서 과연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할지 대단히 우려된다.

지난 여름 우리 모두가 경험했듯이 이제 기후위기는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실재적인 위험이고, 따라서 어느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시급히 대응해야 하는 도전이다. 정부, 기업, 시민 우리 모두가 나서자. 제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본 칼럼은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가 SDG뉴스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칼럼 전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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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양춘승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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